일상

2021.05.16 / 특단의 대책

기운찬곰 2021. 5. 16. 23:06
728x90
반응형

5월의 어느 날, 반려동물로 물고기를 키우고자 결심한 날.

 

조그만 어항에 여러가지 용품들을 사서 식구를 처음 들인 날. 설레는 마음으로 분양받았건만..

구피 4마리와 비파 2마리 모두 3일 만에 용궁으로 떠나보냈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재정비 한뒤에 또 구피 몇마리랑 비파 1마리 다시 재분양

어항과 용품을 몇 번을 뜨거운 물로 소독하고 몇 번을 씻었는지 모를 정도로 정성을 기울여서 다시 세팅했지만..

나머지 애들도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용궁으로 떠나보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몇 가지 문제점을 파악하여 마지막으로 재정비하기로 했다.

 

 

 

 

 

첫 번째, 어항이 너무 작다.

 

 

내가 처음 산 건 가로세로 높이 15cm 정도 되는 베타/소형어종 겸용 나노튜브 어항이었다.

일단 가격도 10000원 정도로 저렴했고 바닥에는 물만 부어주면 찌꺼기들이 알아서 빨려들어가서 자동으로 물갈이가 되는 자동 물갈이가 되는 어항이라 편리해보여서 샀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작아서 섭취량과 배설물이 비교적 많은 구피에게는 비적합했고 쾌적한 물환경을 맞추기 위해서는 매번 새로운 물을 부어주어야 했다.

그래서 그런 번거로움을 줄이고 구피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맞춰주기 위해 어항을 큰것으로 주문하기로 결심했다.

좁은 곳에서 지내는 스트레스는 동물이나 사람이나 똑같으니까.

 

 

 

두 번째, 여과박테리아의 부재

 

이건 얼마 전에 처음 안 사실인데 물고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여과박테리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어항에 배설물이 너무 많이 쌓이게 되면 배설물에서 나오는 나쁜 물질 때문에 물이 깨지거나 물고기의 지느러미가 녹는 등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를 분해해줄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여과박테리아'다. 여과박테리아는 이러한 배설물이나 찌꺼기를 분해하여 질산염으로 만들어 물속에 녹아들게 하는데 이 질산염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씩 환수해 줌으로서 다시 깨끗한 환경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박테리아가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는 스펀지여과기와 같은 것들이 필요한데 이전의 어항은 너무 작다보니 여과기를 설치할 공간도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박테리아가 서식할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배설물들은 쌓일대로 쌓이고 물은 물대로 깨지고, 물고기들은 용궁으로 하나둘씩 떠나고..

그래서 박테리아가 서식할 여과기도 하나 샀다. 이걸로 쾌적한 어항을 유지할 것이다.

 

 

세 번째, 인공수초

 

확실하진 않지만, 인공수초도 물고기의 사망원인 중 하나 인 것 같다. 어항이 허전한 거 같아서 인공수초를 얼마 전에 하나 샀었는데 인공수초의 안좋은 성분 때문인지 물이 점점 뿌옇게 변했다. 그것 때문에 물고기들이 많이 죽었다. 물에서 약간 이상한 냄새도 났고. 그래서 다음에 꾸밀 어항에는 수초를 과감하게 뺐다. 대신에 인공수초가 아닌 물고기들이 쉴 수 있는 다른 구조물을 구매했다.

 

 

네 번째, 물잡이와 물맞댐

 

이 부분도 물생활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데 이건 물고기가 이전의 환경에서 새로운 수조로 들어올 때 이전의 환경과 완벽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환경으로 맞춰서 물고기가 이주 했을 때 받는 쇼크가 덜 하도록 해서 새로운 환경으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물고기를 새로 사면 들뜬 마음에 넣곤 했는데. 몇 달 정도 살다가 죽었지만 이러한 스트레스도 여러가지 원인 중에 한 몫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물잡이와 물맞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는데, 먼저 물잡이란 물고기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어항을 조정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아까 설명한 여과박테리아를 먼저 풀어놓고 박테리아가 자리잡게끔 하는 것이고 새로운 환경으로 들어오기 전에 수조의 물을 조금씩 섞어 주면서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게끔 반복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물 맞댐은 온도차로 인한 쇼크를 방지하기 위함인데 물의 온도를 고려하지 않고 물고기를 수조에 막 넣어버리면 온도차에 의한 쇼크를 받아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거나 심한 경우 사망할 수 도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위해 바로 풀어놓지 않고 물고기가 들어있는 봉지채로 먼저 수조에 넣어 1~2시간 정도를 기다린다. 이렇게 할 경우 수조의 물온도와 봉지의 물온도가 같아지면서 자연스레 물고기들이 쇼크를 받지 않고 온도에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하면서 조금씩 수조의 물을 넣어주면 자동적으로 물잡이도 된다.

 

 

다섯 번째, 이끼와 물곰팡이

 

이건 얼마 전의 일이 아니라 몇 년전의 일이다. 지금까지 나는 어릴 때부터 많은 물고기를 키워봤다. 금붕어부터 시작해서 엔젤피시, 가이양, 실버샤크, 실버바브, 골든 세베럼, 그리고 지금 다시 키우고 있는 구피까지.. 그럴 때마다 항상 보이는 것이 벽면에 끼는 이끼나 물곰팡이였다. 사실 이끼는 직접 본 적은 없고 물곰팡이는 많이 봤었는데, 물곰팡이가 어떤 형태냐면 벽면에 갈색 비스무리한 층이 생긴다. 이끼보단 덜한 편이어서 휴지로 닦으면 잘 닦이긴 하는데 이게 생명력이 질겨서 깔끔하게 닦아냈다 싶더라고 다시 금방 생겨나서 끊임없이 증식한다. 물곰팡이는 물을 깨지게 하는 주범이며 물고기에게는 치명적인 백점병(물고기의 몸에 흰색 점 같은 것이 여러가지 생기는 병)의 원인이 된다. 나도 백점병을 겪어봤기에 아직도 그 이름만 들으면 치가 떨린다..

그래서 이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앞서 말한 것처럼 휴지로 닦아낼 경우 별로 효과적이지도 않고 휴지나 손의 안 좋은 부분들이 물고기에게 또 치명적일 수가 있다. 그리고 제일 큰 것은 번거롭다는 점이다. 그래서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있으면 좋은 것이 바로 '청소물고기'이다. 흔히 비파나 안시라고 불리는 것들인데 수족관 같은 곳에 사보면 소형어들 모아놓은 수조에 벽이나 여과기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메기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들이다. 이 녀석들이 주로 하는 일이 뭐냐면 벽면에 붙은 이끼나 물곰팡이들을 먹는다는 파격적인 점이다. 그리고 죽은물고기도 처리하는 말그대로 물 속의 청소부이다. 그래서 이러한 이점들 때문에 비파도 몇마리 샀다.(아까 처음 말한 대로 3마리는 용궁으로 가버렸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을 바탕으로 어항을 새로 꾸며 보았다.

 

 

과감한 판단

사진이 좀 흔들리긴 했지만 전부 해체해서 씻어놓은 뒤에 일광건조를 시켜놨다. 더 큰 어항을 사기로 했으므로 미련없이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 물론 버리는 건 아니다. 나중에 치어 임시 어항이나 베타를 사게 되면 베타 전용 어항으로 쓸 계획이다. 작은 통은 구피 산란 통인데 나중에 구피가 임신을 하게 되면 격리하여 스트레스를 줄이고 치어의 생존율을 높여 더 많은 치어들을 살리기 위해 사용할려고 사놨다. 나는 구피의 폭번이 꿈이기 때문에 ㅋㅋ

참고로 구피는 새끼를 낳으면 금방 먹이로 인식하여 잡아먹는다. 처음 새끼를 받고 나서 좀 시간이 지나면 숨을 곳만 적당히 마련해줘도 잘 안잡아 먹힌다고 하는데 그건 나중의 일이니 일단은 신경 안쓰기로 했다.

 

 

 

 

바닥재 청소

 

그 다음으로 바닥재를 씻었다. 이전 어항에는 바닥재가 없어서 배설물이나 찌꺼기들이 여과될 틈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물도 깨지고. 그래서 바닥재도 새로 사서 설치해서 비교적 여과가 잘 되게끔 했다. 먼저 새 바닥재라 부유물들이 많이 섞여 있기 때문에 물에 2~3회 헹궈줄 필요가 있다. 빨래하는 곳에 앉아서 사진처럼 바구니에 담아서 헹궜는데 허리도 아프고 꽤 힘들었다. 그래도 내 로망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 쯤은 참을 수 있지란 마인드로 정성들여 씻었다. 참고로 헹궈도 헹궈도 계속 물이 뿌옇게 변하는데 이것은 적당히 씻은 수준을 넘어 헹구는 과정에서 돌과 돌이 부딪히면서 쪼개지는 파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물을 부었을 때 찌꺼기들만 안 뜨는 정도로만 씻어주면 된다.

 

 

 

 

여과기와 산소공급기 & 어항 세팅 끝

바닥재를 씻고 난 후에 평평하게 어항에 깔아주고 난 후 하루 정도 받아둔 물을 부어주고 수질 중화제를 적당히 부어준다. 그러면 물 속의 염소 성분이 날아가면서 물고기에게 어느 정도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그 후에는 앞서 말한 여과박테리아가 자리잡을 여과기를 설치 해야 하는데 나는 사진과 같이 에어호스를 따로 사서(에어호스는 별매이다) 저런 식으로 설치 했다. 박테리아제를 투입해주고(어항을 처음 설치할 때는 기준량의 3~4배를 넣어주는 게 좋다.) 물 속에 넣고 나면 여과박테리아가 안착할 수 있는 자리르 최대한 많이 마련되게 스펀지를 어느 정도 물 속에서 쥐어 짜준다. 그리고 에어호스에 같이 들어 있던 Y자 분리대를 활용하여 산소 공급기도 연결해준다. 산소공급기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나는 공간을 별로 차지하지 않는 콩돌을 선택했다. 그리고 나서 공급기에 전원을 연결해주고 미리 물 순환을 해주면 기본 세팅은 끝이 난다.

 

 

내가 스스로 만든 나만의 어항이라 좀 뿌듯했고 저 때는 아직 물고기를 분양받기 전이라 물고기가 없었지만 빈 어항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세팅이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물고기들을 입주시킬 차례인데, 어항을 처음 세팅할 때는 물잡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3~4마리 정도 만큼 적은 물고기를 투입해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사육난이도가 중상 정도인 물고기를 투입할 때는 구피와 같은 물잡이용 물고기를 미리 투입하여 나중에 들어올 물고기가 살기 좋게끔 환경을 만든다고 한다. 나는 5마리 정도로 할려고 했는데 분양 받는 곳에서 서비스로 1마리를 더 주셔서 6마리를 분양받았다.(+1비파)

 

 

앞에서도 말했지만 물잡이와 물맞댐을 해야하는데 나는 우선 봉지 채로 어항에 투입하여 물온도가 같아지도록 하였고 새로운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도록 15분마다 어항 속 물을 소량 투입해주었다. (사진은 찍지 못했다.)

그렇게 1시간 동안 물맞댐을 해준 뒤에 대망의 최종단계인 새 어항으로 이주했다.

 

 

처음에는 막 이리저리 빠르게 움직이다가 나중에는 움직임이 별로 없어서 또 저번처럼 적응을 못 한 건 아닌지 그래서 나중에 또 죽게 되는 건 아닐지 노심초사 했었는데 하루 지나고 나니 금방 적응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거나 밥도 주는 대로 잘 먹었다. 그렇게 글을 쓰는 지금 5일차가 될 때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전부 잘 살고 있다.

 

 

 

빈 어항만 있으면 심심하니 몇가지 구조물도 놓아주었는데 이렇게 안으로 들어와서 쉬기도 한다. 사진 속 구피는 특히 다른 애들과는 다르게 자주 안으로 들어와서 쉰다. 처음에 이주해 줬을 때는 바닥에만 죽치고 있어서 나를 많이 걱정시킨 아이기도 하다.

 

 

현재까지는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단 한가지 걱정 되는 점은 이 녀석이다. 초반에는 벽에도 잘 붙어있고 그러더니만 언제 부턴가 쇠약해져서 벽에도 잘 붙지도 못하고 저렇게 바닥에만 가만히 있다. 가끔씩 건드려 보면서 생사를 확인하는 중이다. 구피들이 잘 살아있는 것을 보면 수질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적응력이나 밥 문제 같은데..(아니면 외로워서 그런가..?) 비파 종류는 이끼나 바닥에 떨어지고 남은 사료들을 먹는 물고기라서 흔히 밥을 안줘도 잘 산다고는 하는데 어항자체가 깨끗하면 아예 먹을 먹이가 없어서 그걸 보충해줄 먹이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밥을 못 먹어서 힘이 없나 싶어서 어항 온도조절계 주문할 때 같이 전용 먹이도 같이 주문했다. 언젠가 힘을 얻어서 다시 활기차게 돌아다니는 날이 왔으면 한다.

 

 

 

 

어항 세팅을 마친 소감은 우선 내가 직접 꾸며본 어항이라 만족감이 크고 겉으로 봤을 때는 구피들도 건강해보이고 박테리아도 잘 살아 있는 거 같아서 다행인 거 같다. 며칠 정도 더 지켜보고 이상이 없으면 한 4마리 정도 더 데려와서 10마리 정도 키워 볼 예정이다. 그리고 새로운 어종에도 도전해보고 싶은데 바로 '코리도라스'라는 어종이다. 구피를 분양받을 때 구피어항과 같이 있던 녀석들인데 생긴 것도 메기랑 비슷하게 닮아 귀여웠고 제일 좋은 점은 이 녀석도 비파랑 비슷하게 바닥에 떨어진 찌꺼기를 청소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언젠가 3마리 정도 데려와서 합사시켜볼려고 한다. 이 종도 괜찮으면 몇마리 더 데려와 보려고 한다.

 

 

 

앞으로 종종 어항 관련 포스팅도 조금씩 올려볼 계획이다.

구피들의 폭번을 위한 그 날까지~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728x90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06.23 / 오늘의 일기  (3) 2021.06.23
2021.06.15 / 해방  (2) 2021.06.15
기타 줄 혼자 교체하기  (0) 2021.05.05
프란시스 잠 -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  (1) 2021.05.04
2021.05.03 / 오늘의 일기  (0) 2021.05.04